작은 글방24 파곡 (시조) 波 谷 한상목 잠잠하던 너울들이 들끓으며 앓는 소리 나직이 잠들었던 욕망들이 깨어나 격랑에 몸부림들은 온 바다를, 뒤 흔든다 일어선 물꽃들은 소용돌이 몰아치고 파문이 지난 자린 그지없이 고요한데 내리던 그 빛살들이 파곡을 파고든다. 2009. 10. 14. 소금나무 (시조) 소금나무 한상목 짠바다가 달려들까 잎마다 매운 눈물 태어난 뿌리쪽은 그 바로 바다였다 어느날 불뚝 솟은 산마루에서 귓불곱게 살다간다 짠서리 소금바람엔 여린열매 앗겨간다 산새부리엔 또 쪼일까 잎사귀마다 꽃불단다 그바로 붉은불꽃송이들이 소금인 줄은 몰랐다. 2009. 9. 19. 갈잎 (동시조) 갈 잎 한상목 툭 하니 잎새 하나 나풀나풀 날아앉다 거미줄에 덜미 잡혀 대롱대롱 매달린 채 아이고 놓아달라며 뱅글뱅글 돌고있네. 2009. 9. 11. 돌담불 (시조) 돌 담 불 한상목 가는 이 소원 빌어 돌 하나 얹어놓네 오는 이 자식 걱정 돌 둘을 올려놓네 한 맺힌 그 설움인 듯 흘린눈물 탑이됐네 어젯밤 상현달 속 떠오른 그리움에 돌주워 바쳐놓고 눈시울 훔치면서 모롱일 빙 돌아왔던일 돌담불은 알겠네. 2009. 9. 11. 이전 1 ··· 3 4 5 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