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마음속으로만 생각하고 있던 일을 감행했다.
무릎관절이 좋지않아 선뜻 나서지 못했던 일
관악,치악,화악,송악과 더불어 중부지방의 5대 악산중 하나로
기암과 봉우리로 이루어진 산세가 아름다워 소금강이라고도 불린다는 운악산을 오르는 일이다.
청량리에서 버스를 타고 2시간여 달려 도착해 보니
겨울을 재촉하는 짙은 안개비로 그 형체조차 볼수없고 뿌연 안개속에 희미한 산 자태만 보여주고 있다.
일기예보에 오후부터 중부지방에 5mm정도의 비소식이 있기는 했었지만
이른 아침부터 안개속에 휩싸인 운악산을 보니 악산은 악산인가 보다.
날씨 탓일까.
끝물이기는 하지만 아직 단풍철인데 아무도 없다.
초입에서 부부로 보이는 한쌍이 앞서 지나갔을 뿐 이 짙은 안개속을 홀로 오른다.
오직 들리는것은 쓸려오는 바람소리와 내 발자욱 소리뿐 그 흔한 새소리조차 하나없다.
오르다 힘이 지치면 중도에 포기하고 돌아올 요량으로
앞을 분간키 어려운 어둠을 뚫고
한 발짝 한 발짝 암릉에 박힌 철구조물을 잡고 오르는 일을 반복할때 악소리가 절로 나온다.
왜 악자가 들어가는 산인지 알것만 같다.
어렵살이 감행한 길인데
단풍이 고울 그 속살은 보여주지 않고 고고한 자태만 희미하게 보여주는 雲岳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