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명작선
韓國을 빛낸 文人에 저도 선정되어 시조 3편이 게재되었습니다.
고 사 목
한상목
외진 곳 등마루서
갈 곳 잃고 서성이다
고왔던 여린속살 옷깃 풀어 내주고서
애꿎은 바람에게만
모질다,
모질다고.
긴세월 편히 한 번
누워보지 못하고
아릿한 삶에 흔적 한 올 한 올 사린 채
지는 해 가슴에 안고
흩어지는
心魂이여.
국 화 차
한상목
오래된 친구처럼 따듯한 잔속에서
죽었어도 죽지않고 살았어도 살지않은
그생을 바라다 본다
인생의 윤회같은.
먼길돌아 달려온 하얗게 지새운 삶
샛노랗게 우러난 그윽한 향기속에
내생도 담가 놔 본다
행여나 그러할지.
눈물의 맛
한상목
듬성듬성
벌레먹은
나물내음 한 소끔에
조각구름
떼어넣고
햇살뿌려 버무린다.
싱겁다,
살면서 참았던 눈물
몇 방울 더 떨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