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기운 채 가시기도 전
햇볓이 잘드는 산 기슭이나 야트막한 등성이에
군데군데 물감을 흘려놓은 듯 샛노랗게 피어있는 꽃이 생강나무꽃이다.
이 생강나무는
늦은 가을부터 망울을 맺고있어
가지를 꺾어다 병에 꽂아두면 한 겨울에도 노란꽃을 볼수있는 목련목 녹나무과로
내가 자란 충청도에선 동백나무라 부른다.
바닷가에서 볼수있는 동백꽃과는 다른 종으로
열매는 9~10월 녹색에서 검붉은 색으로 익으며,
이 열매에서 얻은 기름도 동백기름이라 하여 머리를 손질할때 쓰인다.
어릴적 참빗으로 잘 빗은 머리에 동백기름으로 예쁘게 단장을 하고
외출 하시던 어머님 모습을 종종 볼수가 있었는데
쪽진 머리위로 반짝반짝 윤이나는 고운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동백나무로만 알고 있던 이 나무가
생강나무였다는것을 알게 된것은 어른이 다 되어서야 알게 됐는데,
지금도 많은 사람들은 이 나무를 생강나무로만 알고 있을뿐
동백나무로도 불렸다는 것을 기억하는 이들은 그리 많지 않은것 같다.
하지만 나에게는
생강나무라는 이름보다 동백나무로 더 다가오는 것은
아마도 아련한 그리움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동백꽃이 서식하고 있는 바닷가에선 동백꽃나무에서 얻은 기름을 머릿기름으로 사용했고,
동백꽃이 서식하지 않는 내륙지방에선 생강나무에서 얻은 기름을 머릿기름으로 사용했다.
이 두종 모두 동백기름이라 불리며, 생강나무도 동백기름을 얻는 나무라서 동백나무라 불린듯 하다.